151205_2차민중총궐기
삶은 그런거예요. 혼자서는 불가능한.
무서웠다
나 물대포 맞으면 어쩌지
내 옷에 캡사이신 냄새가 배이는 건 정말 싫은데.
그런 시시한 걱정을 했다.
모두 까매
시청 일대를 한바퀴 돌다가.
잠깐 앉았는데
백발의 할아버지가 옆에 앉았어.
" 회사를 다녀도 희망이 없어, 회사 20년 다녀도 30평짜리 집 살 수 있어? 사장이나 회장이나 이사진이 다 해쳐먹지 우리들은 하나도 남는게 없어"
아.. 이야기 할 곳이 필요하시구나.
10여분간 그분의 이야기를 듣다가.
점점 거리가 가까워 지면서 침이 투두둑.
아 그만들어야 겠다.
맞다
희망이 없다.
열심히 일하고 싶지가 않아.
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 같아.
그렇게 살 고 싶지 않아.
할아버지 그래도 침은..
신부님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 졌다.
나 여기 있어도 되겠다.
비닐 깃발 아래에 서면 듣기 좋은 바람소리가 났다. 물 소리 같기도 하고..
이런 깃발이라면, 만개가 있어도 좋겠다.
시끄러운 음악소리 없이
투쟁의 구호도 없이
사람들의 속삭임과
비닐 깃발의 바람소리와
아름다운 노래 소리가
그곳에 있었음 좋겠다.
.
나는 광장시장 즈음에서
'구제' 간판을 보고
시장을 구경하고 떡뽁이랑 어묵도 먹고
그래도 죄스럽지 않았다.
그곳에 있었으니까.
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모여 있으니
희망을 조금 본 것 도 같다.
그곳엔 많은 바램들이 있었다.
농사 짓고 살수 있게 해달라는 농민
왜곡된 역사만은 배우고 싶지 않은 학생
일하고 일하면 희망을 볼 수 있길 바라는 노동자
취직하고 싶은 청년
눈치 보지 않고 예술하고 싶은 예술가
평화를 바라는 성직자
그 외 나 같은 사람
10만의 사람이 모였다면
10만의 이야기와
10만의 바램이 있는 것이다.
그 바램들은,
어이없게도
모두 당연해야할 것들이다.
오늘은 그 바램들을 위해 기도하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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